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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이른 아침의 햇살이 갈릴리 바다에 내려와 빛나고 있다. 어둠으로 가득 찼던 세상을 환히 밝히는 빛.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께서 정해놓으신 주기를 따라 운행하며, 언젠가는 사라질 피조물의 빛이었다. 지상에 사는 모든 생명체에게 생명을 주지만 죽음 이후까지는 책임지지 못하는 빛. 하지만 지금 바닷가로 향하는 분은 삶과 그 이후까지도 책임져주실 진정한 빛이셨다. 영원토록 제자들과 함께 하시며 그들 안에서 온 세상의 어둠을 밝혀주실…

69. 부활의 증인들

“누가 우리를 위하여, 무덤 문에서 돌을 굴려 줄까요?”  안식 후 첫날, 동이 트는 이른 새벽에 작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무덤으로 가고 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이 상황에 자신이 하는 고민은 겨우 누가 돌을 굴려 줄 것인지를 걱정하는 것뿐이다. 조금 더 오래 아파하고 힘들어도 되는데, 자신은 벌써 그 억울한 죽음에 적응해 버렸나 보다. 돌아가신 예수님께 죄송할 정도로 너무나도 빨리….  예수님이 돌아가신 이후,…

68. 부활의 아침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의 눈앞에 주님의 시신이 안치된 동굴이 보였다. 그 무덤 주위에서 횃불을 밝혀놓고 단단히 지키고 있는 사람들. 그들은 대제사장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빌라도에게서 받은 경비병들이다. 어제, 그러니까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다음 날, 대제사장과 사두개인, 바리새파 사람들이 빌라도에게 몰려가서 말했다.  “각하, 저 미혹하던 자가 살아있을 때 말하기를, ‘내가 사흘 후에 살아나리라.’ 한 것을 우리가 기억…

67. 다 이루었다

“더 오래 살아남는 쪽이 하나님의 뜻일 거야.”  열심당을 떠났던 친구 시몬이 했던 말. 그 말은 결국 누구의 승리로도 끝나지 않았다. 앞에서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는 예수 역시 자신과 같은 꼴이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시몬 녀석은 그가 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열심당을 떠나면서까지 얻고 싶어 했던 그 꿈도 결국 이렇게 산산조각 나버린 것이다. 그가 차라리 자신들과 함께 힘을 합쳐서 로마에 대항했더라…

66. 가룟 유다의 죽음

아침이 밝아온 예루살렘에서 가장 어둡고 더러운 골목길. 그곳에 몸을 숨긴 가룟 유다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갑자기 엄습한 죄책감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그는 계속해서 스스로를 정당화 해보았지만, 그 어떤 생각도 밀려오는 고통을 막을 순 없었다.  일이 왜 이렇게 꼬여버렸을까…. 자신은 정말 예수님의 말씀대로 행동한 것뿐이었다. 대제사장에게 받은 돈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돈이었고, 실제로는 예수님의 …

65. 진리가 무엇이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걸어오는 남자가 있다. 자색 옷을 입고, 가시로 만든 면류관을 머리에 쓰고, 얼굴은 맞아서 온통 피멍이 들어 엉망이 된 남자. 그리스도, 유대인의 왕이라 불린 사나이. 이 세상에 속한 왕은 아니지만, 진리를 증언하기 위해 이 세상에 왔다고 말한 사람.  그의 모습을 보며 빌라도는 인상을 찌푸렸다. 아무리 십자가에 처형하라고 넘겨주었다 하지만 저렇게까지 채찍질할 필요는 없었다. 그는 정말로 아무런 죄가…

64.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포승줄에 묶인 예수님이 대제사장의 집으로 끌려가는 동안, 도망쳤던 베드로가 다시 돌아와 멀찌감치 떨어져 따라가고 있었다. 그는 가는 도중, 한 젊은이가 예수님을 따르다가 사람들이 잡으려 하자 베 홑이불을 버리고 맨몸으로 달아나는 장면도 목격했고, 또 나중에는 대제사장을 잘 아는 다른 제자를 만나 동행하게 되었다.  예루살렘의 상부 도시에 있는 대제사장의 집. 예수님은 식사를 했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그곳으로 끌려갔고, …

63.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아바, 아버지여….”  어둠이 깊어 가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간절한 기도 소리가 들려온다.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온 힘을 다해 기도하는 예수님. 그 얼굴에서 흐르는 땀이 괴로움으로 인해 점점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예수님은 곧 자신이 죽게 될 것을 알고 계셨다. 죽기 전에 당할 고통은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 고통들은 지금까지 육체를 가지고 살아오면서 수없이 겪었었다. 목수의 삶이라는 것은 다치고, 상처 입고, 무거운 …

62.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거룩한 도시의 하늘에 보름에 가까운 달이 휘영청 떠 있다. 밝은 달빛은 온 도시를 비추었고, 도시는 수많은 등불로 그 빛에 화답했다. 곧 있을 유월절 저녁 식사를 위해 마지막까지 누룩을 없애려고 집집마다 켜놓은 등불들이었다.   도시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자, 제자들은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것 같았다. 그들은 시간이 갈수록 예수님의 말씀이 어려워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비록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머릿…

61.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넘겨줄 것이다

예수님이 뭔가를 눈치채신 것이 틀림없다. 식사 시작부터 고난을 당하기 전에 유월절 식사 먹기를 간절히 바랐다고 하시더니, 다시 한번 넘겨질 것을 암시하셨기 때문이다. 거기에 인자를 파는 사람에게 화가 있다는 사족까지 붙이셔서 조금 걱정이 되지만, 하나님께서 정하신 일이란 말씀도 하셨으니, 이걸 좋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나쁘다고 해야 할까?   비록 선생님을 판다는 것이 좋게 보이진 않을지라도, 자신은 예수님의 말씀, 하나…

60.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만나는 시간

“엄마, 제가 도와드릴 건 없어요?”  음식 준비가 한창인 커다란 주방에 아직은 앳되어 보이는 한 젊은이가 들어와 말했다.  “괜찮아. 나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도와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뭘.”  여인은 옆에 있는 사람들을 눈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도 돕고 싶은데….”  “그러면 위층에 계신 분들을 도와줄래? 좀 이따 예수님과 제자들이 거기서 식사하실 거니까 식탁이랑 의자를 좀 더 놓아야 할 거고, 등불도 …

59. 유월절 전에 일어난 일 (2)

안드레는 성전 뜰에 앉아, 성전 본당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저 아름다운 성전이 돌 한 개도 남지 않고 무너진다니….”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오신 이후로 많은 말씀을 가르치시기도 했지만, 큰 재앙과 마지막 날에 대한 말씀도 하셨다. 생각만 해도 오싹한 말씀들. 자신은 아직까지 그 말씀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수님은 왜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   맨 처음 시작은 몇몇 제자들 간의 대화였다. 그들은 …

58. 유월절 전에 일어난 일 (1)

“선생님, 우리가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  일행과 떨어져 성전의 뜰을 홀로 걷고 있을 때, 갑자기 어색한 발음으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네? 저한테 하신 말이신가요?”  “네, 맞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  “예수님을 왜?”  “우리는 그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멀리 그리스에서 이곳까지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그분이 하신 일들을 다 전해 들었습니다. 너무 놀랐습니다.…

57. 이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이다

“대제사장님. 헉헉…. 큰일났습니다.”  베다니를 염탐하기 위해 보낸 자신의 종 말고가 숨을 헐떡거리며 돌아와 말했다.  “무슨 일이냐?”  “지금… 지금…. 헉헉….”  “숨부터 돌리고 말하거라. 뭘 그리 호들갑인 게냐.”  “예수가 예루살렘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뭐라고!”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지금 유대에서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그가 사랑을 …

56. 영원히 기억될 두 가지 선택

[도마의 이야기]  예수님이 하시는 행동의 의미를 안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지난번 부유한 젊은 지도자에게는 가진 것을 모두 팔아 가난한 자에게 주라고 하셔서 떠나가게 만드셨는데, 이곳 여리고에서는 부자인 세관장의 집에 묵으시겠다고 하시니 말이다. 그 사람처럼 젊고 선한 지도자는 백성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가 자신들의 편이 되어 준다면 말할 수 없이 큰 힘이 될 수 있었다. 안 그래도 예수님에…

55. 사명으로의 초대

예수! 이제는 그 이름만 떠올려도 가슴이 떨려온다. 바리새인이니, 사두개인이니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잡지 못해 안달이지만, 그들은 다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그분이 가르쳐주신 말씀들을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들어본 적 있는가? 각종 비유를 들면서 알려주시는 그분의 말씀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는지, 그러면서도 그 안에 얼마나 큰 진리를 담고 있는지 그들은 절대 모를 것이다. 자기들 권위를 지키기 위해…

54. 나사로야, 나오너라

[마르다]  사랑하는 오빠 나사로가 갑자기 죽은 이후로 동생 마리아는 세상을 다 잃은 듯 정신 줄을 놓고 울기만 한다. 그런 동생을 보고 있자니 자신의 마음도 미어지지만, 오빠는 이미 죽었고 누군가는 장례를 치러야 한다. 자신마저 슬픔에 빠져있다면 누가 이 모든 일을 치를 수 있겠는가? 베다니는 물론이고, 가까운 예루살렘에도 오빠를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장례 기간 동안 수많은 사람이 찾아올 것이다. 그들을 접대하기 위해서는 …

53. 내가 눈이 멀었다가, 지금은 보게 되었다 (2)

“어떻게 네가 보게 되었느냐?”  바리새파 사람들이 모인 정중앙에 얼마 전까지 맹인이었다고 주장하는 한 남자가 서 있다. 험악한 눈길을 보내는 바리새인들 사이에서 약간은 위축된 모습의 그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분이 진흙을 내 눈에 바르셨고, 내가 씻었더니, 지금 보나이다.”  예수라는 사람은 그날 성전에서 많은 사람들을 화나게 해놓고선, 또다시 안식일에 사람을 치료해서 문제를 일으켰다. 이쯤 되면 일부러 안식일을…

52. 내가 눈이 멀었다가, 지금은 보게 되었다 (1)

예수라는 사람에 대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채 몇 년이 되지 않는다. 그는 서른쯤을 전후하여 세상에 나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성전에서 돈을 바꾸어주는 사람과 제물에 쓰일 동물들을 파는 사람들의 상을 엎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때 그가 한 말이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하나님을 위해 열심을 다하는 사람의 행동처럼 보였고, 성전 권력을 장악한 제사장들에 대한 도전으로 보이기도 했다.…

51. 나의 형, 예수

장막절, 수장절로도 불리는 초막절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구해 내신 후, 사십 년 동안 광야에서 초막에 살게 한 것을 기억하게 하는 큰 절기였다. 초막절의 첫날과 여드레째에는 거룩한 대회가 열렸고, 그동안은 생업을 위한 어떤 노동도 금지되었다. 이 기간 동안 성전에서는 매일 따로 정해진 희생제물과 곡식 제물이 하나님께 드려졌다. 또한 이때는 거의 모든 추수가 끝나고, 수확물 저장을 마치는 시기이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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