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유월절 전에 일어난 일 (1)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 나무가 말라버리다.

  “선생님, 우리가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

 일행과 떨어져 성전의 뜰을 홀로 걷고 있을 때, 갑자기 어색한 발음으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네? 저한테 하신 말이신가요?”

 “네, 맞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

 “예수님을 왜?”

 “우리는 그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멀리 그리스에서 이곳까지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그분이 하신 일들을 다 전해 들었습니다. 너무 놀랐습니다.”

 시리아 지역의 사람들에게 예수님에 대한 소문이 전해진 것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저 멀리 그리스 사람들까지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 하다니 정말 놀라울 뿐이다. 하긴 지난 초막절에 벌어진 일도 그렇지만, 이번엔 예수님이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계시니, 자신이 그들의 입장이었어도 예수님을 한번 만나 뵙고 싶었을 것이다. 

 빌립은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이후에 하신 일들을 떠올려 보았다. 예수님은 이번에 작정이라도 하신 듯 이스라엘의 모든 지도자와 논쟁하고 싸우셨다. 예전에는 바리새인의 불만을 들으셔도, 할 말만 하시고 다른 곳으로 피하시곤 했는데, 이번만은 완전히 다르셨던 것이다. 예수님을 찾아와 책잡으려 했던 바리새인, 사두개인, 서기관, 헤롯 당원들은 모두 예수님의 놀라운 대답을 듣고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는데, 예수님은 더 나아가 그들을 적극적으로 찌르는 말씀까지 하셨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았으니,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그들이 말하는 바는 행하고 지키되, 그들이 하는 행위는 본받지 말라. 그들은 말만 하고 행하지 아니하며, 또 무거운 짐을 묶어 사람들의 어깨에 지우되, 자기는 이것을 한 손가락으로도 움직이려 하지 아니하느니라. 그들은 모든 행위를 사람에게 보이고자 하나니, 곧 경문을 넓게 차며, 옷술을 크게 하고, 잔치의 상석과 회당의 높은 자리와 시장에서 문안받는 것과 사람들에게 랍비라 칭함을 받는 것을 좋아하느니라. 그러나 너희는 랍비라 칭함을 받지 말라. 너희의 선생은 하나요, 너희는 다 형제니라. 땅에 있는 너희의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말라. 너희 아버지는 한 분이시니, 곧 하늘에 계신 분이시니라. 또한 지도자라 칭함을 받지 말라. 너희의 지도자는 하나이니, 곧 그리스도라. 너희 중에 큰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니,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도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개종자 하나를 얻기 위하여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다가, 생기면 너희보다 두 배나 더 지옥 자식이 되게 하는 도다.

 화 있을진저, 눈먼 인도자들이여! 너희가 말하되, ‘누구든지 성전을 두고 맹세하면 아무것도 아니나, 성전의 금을 두고 맹세하면 지킬지니라.’ 하는 도다. 어리석고 눈먼 자들이여! 어느 것이 크냐? 그 금이냐, 금을 거룩하게 하는 성전이냐? 너희가 또 이르되, ‘누구든지 제단을 두고 맹세하면 아무것도 아니나, 그 위에 있는 예물을 두고 맹세하면 지킬지니라.’ 하는 도다. 눈먼 자들이여, 어느 것이 크냐? 그 예물이냐, 예물을 거룩하게 하는 제단이냐? 그러므로 제단을 두고 맹세하는 자는 제단과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으로 맹세함이요, 또 성전을 두고 맹세하는 자는 성전과 그 안에 계신 분을 두고 맹세함이요, 또 하늘을 두고 맹세하는 자는 하나님의 보좌와 그 위에 앉으신 분을 두고 맹세함이니라.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는 드리면서, 율법에서 더 중요한 의와 인과 신실은 버렸도다. 그러나 이것들도 행하고, 저것들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 눈먼 인도자여! 너희는 하루살이는 걸러 내면서, 낙타는 삼키는 도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가 잔과 대접의 겉은 깨끗이 하되, 그 안에는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하게 하는 도다. 눈먼 바리새인이여! 너는 먼저 잔과 대접의 안을 깨끗이 하라. 그리하면 겉도 깨끗해지리라.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 이와 같이 너희도 겉으로는 사람에게 옳게 보이되, 안으로는 외식과 불법이 가득하도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선지자들의 무덤을 쌓고, 의인들의 비석을 꾸미며 가로되, ‘만일 우리가 조상들의 시대에 살았다면, 우리는 그들이 선지자들의 피를 흘리는데 동참하지 아니하였으리라.’ 하니, 그러므로 너희가 선지자들을 죽인 자들의 자손 임을 스스로 증거함이니라. 너희가 너희 조상들의 분량을 채우라.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선지자들과 지혜 있는 자들과 서기관들을 보내매, 너희가 그중에서 더러는 죽이고 십자가에 못 박고, 그중에 더러는 너희 회당에서 채찍질하고,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쫓아내리라. 그러므로 의인 아벨의 피로부터 성전과 제단 사이에서 너희가 죽인 바라갸의 아들 사가랴의 피까지, 땅 위에서 흘린 의로운 피가 다 너희에게 돌아 가리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것이 다 이 세대에게 돌아가리라.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선지자들을 죽이고, 네게 파송된 자들을 돌로 치는 자여. 암탉이 그 새끼를 날개 아래 모음 같이, 내가 네 자녀를 모으려 한 일이 몇 번이냐. 그러나 너희가 원치 아니하였도다. 보라, 너희 집이 황폐하여 버린 바 되리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제부터 너희는 ‘찬송하리로다!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할 때까지 나를 보지 못하리라.”

 이 말씀 중에는 예수님께서 이미 하셨던 말씀도 있고, 또 이곳에 와서 처음 하신 말씀도 있었다. 자신 역시 이 모든 말씀을 제대로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한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리새인이나 서기관 같은 지도자들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비판하셨다는 사실이다. 이 말을 듣고 얼굴이 시뻘겋게 되어 떠나가는 그들을 보면서 조금 안쓰러운 생각마저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무튼 그 일은 그렇게 끝이 났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무화과나무를 마르시게 하신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서 결국 새로운 깨달음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며칠 전, 예수님은 베다니를 나오시다가 멀리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가까이 가셨다. 아직 무화과가 익을 때가 아니어서 예수님께서 왜 그러시는지 궁금했는데, 예수님이 갑자기 무화과나무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영원토록, 네게서 열매가 맺히지 못하고,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

 평소의 예수님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말씀. 자신을 비롯한 제자들은 예수님이 왜 그러시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는데, 다음 날 이른 아침에 그곳을 다시 지나니 그 무화과나무가 뿌리째 말라 있었다. 그것을 보고 베드로가 말했다. 

 “랍비여 보소서. 주께서 저주하신 저 무화과나무가 말랐나이다.”

 그러자 예수님은 또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을 하셨다. 

 “하나님을 믿어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너희가 믿고 의심치 아니하면, 이 무화과나무에게 한 이런 일만 할뿐 아니라. 누구든지 이 산더러 ‘들리어 바다에 던져지라’ 하여도 될 것이라.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무엇이든 기도하고 구하는 것이 이루어질 줄 믿고 마음에 의심치 아니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 너희가 서서 기도할 때에 누구에게 무엇이든지 원망할 일이 있거든, 용서하라. 그리하여야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도 너희 허물을 사하여 주시리라.”

 받은 줄로 믿고 구하라는 내용 자체는 예전에 말씀하신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자에게 하나님께서 좋은 것을 주시겠다는 말씀과 비슷했는데, 왜 무화과나무를 마르게 하시고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는 솔직히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용서에 대한 말씀 같기도 해서 헷갈렸는데, 처음엔 이전에 하셨던 비유와 연관해서 풀어보았었다.

 “한 사람이 포도원에 무화과나무를 심은 것이 있더니, 와서 그 열매를 구하였으나 얻지 못한지라. 그가 포도원지기에게 이르되,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구하되 얻지 못하니, 찍어버리라. 어찌하여 땅만 버리느냐?’ 하니, 포도원지기가 대답하여 가로되, ‘주인이시여, 올해만 그대로 두소서, 내가 둘레를 파고 거름을 주리니, 이후에 만일 열매가 열면 좋겠거니와 그렇지 않으면 찍어버리소서’ 하였느니라.”

 예수님은 이 나무가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씀도 없으셨는데, 무화과나무가 마른 사건과 이어서 생각해 보면, 열매 맺지 못하는 나무를 참고 참다가 찍어버렸다 할지라도 그것은 그 나무가 열매를 계속해서 맺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즉, 이번처럼 열매를 맺을 철이 되지 않았을 때는 열매가 없는 게 당연하지만, 실제로는 그동안 오래 기다렸음에도 아무 열매도 맺지 못한 것이었으니, 주인이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명을 주는 것도 주인의 뜻, 사명을 가져가는 것도 주인의 뜻. 이렇게 본다면, ‘무엇이든 기도하고 구하는 것이 이루어질 줄 믿고 마음에 의심치 아니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는 말씀은 결국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 사람에게 무엇이든 이루어주실 것이란 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는 사명을 주셨으니, 그 열매가 생길 것을 믿으라는 것일 수도 있고 말이다. 그리고 만약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면, 용서에 대한 말씀이 남는데, 여기에서 바로 바리새인과 서기관 같은 지도자들을 비판하신 말씀과 이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예레미야 선지자의 예언을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너는 또 그들에게 말하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사람이 엎드러지면 어찌 일어나지 아니하겠으며, 사람이 떠나갔으면 어찌 돌아오지 아니하겠느냐? 이 예루살렘 백성이 항상 나를 떠나 물러감은 어찌함이냐? 그들이 거짓을 고집하고 돌아오기를 거절하는 도다. 내가 귀를 기울여 들은즉, 그들이 정직을 말하지 아니하며, 그 악을 뉘우쳐서 내가 행한 것이 무엇인가, 말하는 자가 없고, 전장을 향하여 달리는 말 같이 각각 그 길로 행하는 도다. 공중의 황새도 그 정한 시기를 알고, 산비둘기와 제비와 두루미도 그 올 때를 지키거늘, 내 백성은 여호와의 규례를 알지 못하는 도다 하셨다.’ 하라. 너희가 어찌 ‘우리는 지혜가 있고, 우리에게는 여호와의 율법이 있다.’ 말하겠느냐? 참으로 서기관의 거짓 붓이 거짓되게 하였나니, 지혜롭다고 하는 자들은 수치를 당하고, 놀라서 붙잡히리라.

 보라, 그들이 나 여호와의 말을 버렸으니, 그들에게 무슨 지혜가 있으랴? 그러므로 내가 그들의 아내를 타인에게 주겠고, 그들의 밭을 그 차지할 자들에게 주리니, 이는 그들이 가장 작은 자로부터 큰 자까지 다 이익을 탐하며, 선지자로부터 제사장까지 다 거짓을 행함이라. 그들이 내 백성의 상처를 가볍게 여기며 치료하여 말하기를 ‘평강하다, 평강하다’ 하지만, 평강이 없도다. 그들이 가증한 일을 행할 때에 부끄러워하였느냐? 아니다.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얼굴을 붉히지도 아니하였느니라. 그러므로 그들이 쓰러지는 자들과 함께 쓰러질 것이니, 내가 그들을 벌할 때에 그들이 거꾸러지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내가 그들을 진멸하리니 포도나무에 포도가 없을 것이며, 무화과나무에 무화과가 없을 것이며, 그 잎사귀가 마를 것이라. 내가 그들에게 준 것이 없어지리라’ 하셨나니.”

 이 예언에서 ‘우리는 지혜가 있고, 우리에게는 여호와의 율법이 있다’라고 말하는 서기관들은 거짓을 가르치고, 선지자와 제사장은 백성이 상처를 입어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때에도 ‘평강하다, 평강하다’ 하며 속이는 가증한 일을 하는데, 그래서 무화과나무에 무화과가 없고, 잎사귀까지 모두 마를 것이라고 되어 있다.

 예수님도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을 같은 이유로 비판하셨고, 제사장들은 자신들의 사욕을 채우느라 백성들이 상처를 입는 것에는 관심이 없으니, 결국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는 이런 그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 그들에게는 아무리 기다려도 제대로 된 열매가 없을 것이고, 열매가 있다고 하더라도 예레미야 선지자가 말한 아주 나빠서 먹을 수 없는 무화과밖에 되지 않을 것이니 그들에게 주신 것들, 즉 백성을 인도하는 사명을 빼앗고, 마르게 하겠다는 말이 아닐까?

 또 호세아 선지자는 이런 말을 했다. 

 “옛적에 내가 이스라엘을 만나기를 광야에서 포도를 만남 같이 하였으며, 너희 조상을 보기를 무화과나무에서 처음 맺힌 첫 열매를 봄 같이 하였거늘, 그들이 바알브올에 가서 부끄러운 우상에게 몸을 드림으로, 저희가 사랑하는 우상처럼 가증스러워졌도다. 에브라임의 영광이 새 같이 날아 가리니, 출산도, 모태와 임신도 없으리라. 혹 저희가 자식을 기를지라도, 내가 그 자식을 빼앗아 한 사람도 남기지 아니할 것이라. 내가 저희를 떠나는 날에 저희에게 화가 미치리로다”

 이것은 북왕국 이스라엘을 향한 예언인데, 여기에서도 무화과나무의 처음 맺힌 첫 열매가 나온다. 그러나 곧 우상에게 몸을 바치고, 가증스럽게 변하는 그들. 이런 열매가 나올 바엔 차라리 그 전에 마르게 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자식을 빼앗아 한 사람도 남기지 않겠다는 말씀처럼 말이다.

 미가 선지자도 무화과 열매가 하나도 남지 않고 없어진 나무에 대해서 말했다.

 “재앙이로다, 나여! 나는 여름 과일을 딴 뒤와 포도를 거둔 뒤 같아서, 먹을 포도송이가 없으며, 내 마음에 사모하는 처음 익은 무화과가 없도다. 이와 같이 경건한 자가 세상에서 사라졌고, 정직한 자도 사람들 가운데 없도다. 무리가 다 피를 흘리려고 매복하여, 각자의 그물로 형제를 잡으려 하고, 두 손으로 악을 부지런히 행하는 도다. 그 지도자와 재판관은 뇌물을 구하며, 권력자는 마음의 악한 욕심을 말하며 서로 연락을 취하니, 그들 중 가장 선한 자도 가시 같고, 가장 정직한 자도 찔레 울타리보다 더하도다. 너희 파수꾼들의 날, 곧 그들의 형벌의 날이 임하였으니, 이제는 그들이 혼란에 빠지리로다. 너희는 이웃을 믿지 말며, 친구를 의지하지 말고, 네 품에 누운 여인에게라도 네 입의 문을 지킬지어다. 아들이 아비를 멸시하고, 딸이 어미를 대적하며, 며느리가 시어미를 대적하리니, 사람의 원수가 곧 자기의 집안 사람이리로다.”

 이렇게 경건한 사람과 정직한 사람이 사라진 시대를 비유한 것이 바로 열매가 하나도 남지 않은 과일나무이다. 열매가 없어서 저주받아 마르게 된 그 무화과나무와 같이 모두가 악해서 열매가 없는 지금의 시대에 필요한 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용서와 화해가 아닐까?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이어지는 미가 선지자의 예언이 비로소 실현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호와를 바라보며, 나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기다리니, 나의 하나님이 내 간구를 들으시리로다. 나의 대적이여, 나로 인하여 기뻐하지 말지어다. 나는 쓰러질지라도 일어날 것이요, 어둠 속에 앉아 있을지라도 여호와께서 나의 빛이 되실 것임이로다. 내가 여호와께 범죄하였으니, 주께서 내 송사를 변호하시고, 나를 정의롭게 하시기까지는 그의 진노를 당하려니와, 주께서 나를 인도하여 광명에 이르게 하시리니, 내가 그의 의를 보리로다. 나의 대적이 이것을 보고 부끄러워하리니, 그는 전에 내게 말하기를 ‘네 하나님 여호와가 어디 있느냐?’ 하던 자라. 그가 거리의 진흙같이 밟히리니 내가 그것을 보리로다.”

 그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처럼 심판을 당해 말라비틀어진 삶을 살아갈지언정, 예수님께서 마지막에 하신 '누구에게 무엇이든지 원망할 일이 있거든, 용서하라. 그리하여야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도 너희 허물을 사하여 주시리라.'는 말씀처럼, 용서를 하고,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며, 의롭다고 판결을 해주시기까지 믿고 기다리는 태도. 그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원하시는 것이 아니겠는가?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이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자신은 그 사건을 이렇게 해석했다. 그리고 여기에 나오는 희망을 가지고 주님을 바라보는 사람이 오늘 자신을 찾아온 그리스 사람들과 같은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들은 유대인이 아님에도 유월절을 지키러 온 것으로 보아, 유대교에 귀의했거나 아직 귀의는 안 했어도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경외하게 된 사람들 정도는 될 것이다. 그야말로 마른 나무가 다시 생명을 얻고, 어둠 속에 있다가 빛으로 나아온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기분이 좋아진 빌립은 밝게 웃으며 그리스 사람들에게 말했다.

 “저를 따라오세요.” 


이 이야기에서 인용된 예레미야 8:4-13, 호세아 9:10-12, 미가 7:1-10, 마태복음 21:19-22, 23:2–39, 마가복음 11:14, 21-25, 누가복음 13:6–9절은 개역한글을 기반으로 성경 원문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평행 구절의 경우, 모든 내용이 다 포함되도록 하나로 합쳤습니다.


오디오북으로 들어보세요.

Post a Comment

Next Post Previous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