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가랴
사가랴는 성경에서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 소설에서는 상당히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와 아내가 하나님 앞에서 의로운 사람이고,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율을 흠잡을 데 없이 잘 지켰음에도 불구하고, 가브리엘의 말을 믿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를 벙어리가 되게 한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이와 비슷한 상황이 없었다면 모르겠지만, 본문에 나온 것처럼 믿음의 조상이었던 아브라함과 사라 역시도 천사의 말을 믿지 못하고, 속으로 웃었던 전례가 있으므로 가브리엘이 한 행동에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당시 성전을 주름잡고 있던 사두개인이 천사가 나타났다는 말을 인정할 리 만무하고, 이때의 대제사장이 헤롯왕의 장인이든 아니든 헤롯왕의 입김이 강하게 들어가는 사람이라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사가랴의 입을 닫게 할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이 되어 이와 같은 이야기를 꾸며보았습니다.
또한 본문에서 사가랴가 한 기도의 대부분은 예레미야 애가에서 예레미야 선지자가 했던 말들을 참고해서 표현해 보았습니다. 믿음이 좋고 의로운 사람이라고 해서, 좌절하지 않으란 법은 없으니까요.
2. 세례 요한의 고향
일반적으로 세례 요한은 엔 케렘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예루살렘에서 남서쪽으로 8km 정도에 위치해 있는데, ‘포도원의 샘’이라는 뜻처럼 샘이 있어서 일찍부터 마을이 건설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세례 요한이 이곳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사가랴와 엘리사벳의 집도 원래부터 이곳에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황상 맞겠지만, 이 소설에서는 당시 이들이 처했던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임신 후 이사한 것으로 설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