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이야기 (십자가 위의 남자, 구레네 사람 시몬, 십자가 곁의 여인들)

저자의 글

1. 십자가 위의 남자

 이 사람은 성경에서는 정확한 정체를 확인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다만 강도라는 표현과 십자가형이라는 특수한 형벌로 볼 때, 그는 로마에 반역을 저지른 사람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 강도에게는 손은 자를지언정, 십자가형은 선고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을 41화에 나온 예수님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온 열심당원으로 설정해 그가 십자가 위에서 했던 행동 변화의 이유를 설명해 보았습니다.

 그는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서는 예수님을 욕했고, 누가복음에서는 욕하는 다른 죄인을 제지하고 자신의 신앙고백을 했는데, 저는 왜 그런 심경의 변화가 생겼는지를 설명하면서,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하셨던 말씀들의 의미를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이 소설을 위한 설정에 불과하므로, 믿으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2. 구레네 사람 시몬

 구레네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지만, 보통 리비아의 수도인 트리폴리 지방 부근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당시 이곳은 그리스인들이 세운 도시가 있었는데, 기원전부터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집단으로 거주했었다고 합니다. 

 구레네 사람 시몬은 이런 도시에서 유월절과 무교절을 맞아 예루살렘에 온 사람입니다. 성경에서는 그를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라고 쓰고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루포는 로마서에서 바울이 말한 루포와 동일인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롬 16:13, 개역한글)

 이 내용을 통해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었던 이 사건 이후, 그들의 가정에도 복음이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데, 저는 이 사람의 이야기를 요셉과 마리아가 만났던 소년의 이야기와 엮어서 가상으로 꾸며보았습니다. 이것은 소년의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싶어서 넣은 장면이라, 이 부분은 특히나 믿으시면 안 될 것입니다.


3. 십자가 곁의 여인들

 복음서에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때, 십자가 근처에 있던 여인들의 이름이 나옵니다. 

 “그 중에 막달라 마리아와 또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와 또 세베대의 아들들의 어머니도 있더라”(마 27:56, 개역한글)

 “멀리서 바라보는 여자들도 있는데 그 중에 막달라 마리아와 또 작은 야고보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와 또 살로메가 있었으니”(막 15:40, 개역한글)

 “예수의 십자가 곁에는 그 모친과 이모와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가 섰는지라”(요 19:25, 개역한글)

 많은 분들이 이렇게 네 이름이 나오는 것을 상호 비교하여 작은 야고보와 요셉(요세)의 어머니 마리아가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와 동일 인물이고, 예수님의 이모와 살로메와 세베대의 아들들(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동일한 인물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예수님의 제자인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과 사촌지간이 되는 것이고, 그래서 어머니 마리아를 맡기신 것이라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예수님께서 두 사람을 따로 데리고 다니신 것과 그들의 어머니가 찾아와 아들들을 주님의 좌우에 앉게 해달라고 한 것이 너무 쉽게 이해가 되지만, 이것이 무조건 맞다고 생각하는 것도 약간은 주의해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그때 십자가 곁에는 이들 말고도 많은 여인들이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를 섬기며 갈릴리에서 부터 좇아온 많은 여자가 거기 있어 멀리서 바라보고 있으니”(마 27:55, 개역한글)

 “이들은 예수께서 갈릴리에 계실 때에 좇아 섬기던 자요 또 이 외에도 예수와 함께 예루살렘에 올라온 여자가 많이 있었더라”(막 15:41, 개역한글)

 이 많은 여인 중에서 각 복음서의 저자가 일부의 이름만 골라서 적었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저 여인들을 동일 인물로 보지 않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물론 세베대의 아들들인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의 사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이것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렇게 성경적인 관점이 아님을 한 번쯤은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다는 의미로서 조금 설명해 보았습니다.

Post a Comment

Next Post Previous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