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위일체 (1)

저자의 글

 최후의 만찬이 있었던 밤, 예수님이 하신 말씀에는 삼위일체와 관련된 중요한 내용들이 많이 나옵니다. 우리는 이 말씀들을 통해 삼위일체에 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데, 이것이 워낙 어려운 교리이기 때문에 이렇게 이해한 내용으로도 완전히 만족스러운 단계까지 도달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역사상, 이 교리를 완벽하게 설명한 사람은 그 어느 누구도 없기 때문입니다. 삼위일체는 그만큼 어렵고 난해한 교리입니다. 그럼에도 말을 꺼낸 이상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도들이 활동하던 기독교 초기까지 삼위일체에 관해 확립된 정의는 없었고,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삼위일체라는 단어 자체가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와 비슷한 개념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마 28:19, 개역한글)’라는 예수님의 말씀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지어다(고후 13:13, 개역한글)’와 같은 바울의 말처럼 삼위일체와 관련된 표현이 성경 여러 군데에 나오고, 1세기 로마의 교부인 클레멘스의 ‘하나님의 사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심, 성령으로’라는 고백 문건과 같은 자료들을 통해서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표현하기 어려운 개념을 위해 2~3세기경의 교부 터툴리안은 티리니타스(Trinitas)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했고, 이로써 삼위일체라는 용어가 정식으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비록 나중에 몬타누스파 이단으로 기울게 되지만, 그가 한 이 말 자체는 성경에 나온 하나님과 예수님, 성령님의 관계를 설명하기에 가장 적절했고, 이것은 325년 1차 니케아 공의회에서 삼위일체론으로 확립되어, 381년 1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에서 재확인되고, 451년 칼케돈 공의회에서 그리스도론까지 확립되면서 확실한 교리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삼위일체 교리를 간단히 말하면,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의 세 위격을 가지시지만, 각각 동일한 본질을 공유하면서, 하나의 실체로 존재하신다는 것입니다. 즉, 본질상 같은 하나님이시지만, 성부, 성자, 성령의 위격으로 구별되며, 이 세 분의 관계는 영원히 동격이고, 영원히 함께 하시는 같은 하나님이라는 말입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시나요? 물론 잘 안되실 것입니다. 이 말이 쉽게 이해가 되었다면 그토록 많은 이단 이론이 나타나지 않았을 테니까요. 이 이단 이론들을 살펴보면 최소한 무엇이 잘못된 삼위일체인지 알고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이것들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삼위일체의 이단 이론은 크게 삼신론과 단일신론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삼신론은 세 위격을 가진 세 하나님이 계신 데, 본질과 등급에서 차이가 난다는 이론입니다. 이것은 종속론과 비슷한 면이 많은데, 종속론은 예수님과 성령님을 성부 하나님 아래에 종속된 신으로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이 삼신론은 하나님 한 분 외에 다른 신은 없다(신 4:39, 왕상 8:60, 사 45:5, 14, 18, 21, 22, 46: 9)와 같은 성경 내용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미 니케아 공의회에서부터 이단으로 정죄되었습니다.

 단일신론은 한 위격을 가진 한 본질의 하나님만 계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양자론과 양태론이 포함되는데, 양자론은 인간인 예수님을 하나님이 선택하셔서 아들로 삼아 주셨다는 이론입니다. 양태론은 한 본질의 한 하나님이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세 가지 모습으로 그 역할들을 수행하셨다는 이론인데, 많이 들어보셨을 수 있는 한 남자가 집에서는 아버지, 직장에서는 회사원, 교회에서는 교인으로 행동한다거나, 물이 고체, 액체, 기체로 존재한다고 설명하는 것이 바로 이런 양태론적 설명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한 하나님께서 구약에서는 성부 하나님, 신약에서는 성자 예수님, 성령이 오신 이후에는 성령 하나님으로 활동하신다는 말 역시 양태론적인 설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에 나타난 이 사건들 속에서 세 분이 함께 하시며 사역을 하시는 것이지, 한 하나님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양태론에서 파생된 이단 이론이 십자가에서 성부 하나님께서 죽으셨다는 성부수난설입니다. 또한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쉽게 설명하려다가 오히려 양태론적인 설명으로 빠지기도 하는데, 태양과 나무와 같이 특정한 형상에 비유하는 경우들은 거의 다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삼위일체에 대한 바른 이해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신학자들은 페리코레시스(상호내주, 상호침투, 상호보완)와 같은 단어로 삼위일체를 표현하곤 하는데, 삼위 하나님께서 서로의 안에 내주하시며 함께 일하신다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이와 같은 관점으로 설명할 예정인데, 성경에서 삼위일체와 관련된 모든 본문을 직접 보여드려서, 여러분의 이해를 돕는 데 주력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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