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이야기 (성경의 날짜 개념, ~의 아들)

저자의 글

1. 성경의 날짜 개념

 유대인의 날짜 개념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유대인들은 하루의 시작을 해가 지는 시간으로 기준을 잡는데, 해가 진 이후부터 다음날 해가 지기 전까지를 하루라고 표현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저녁을 아침이라고 하고, 아침을 저녁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날짜가 바뀌는 기준이 다른 것이지, 일반적인 하루의 표현은 동일합니다.

 반면 로마식 날짜 개념은 우리가 사용하는 자정을 기준으로 하는 것인데, 그래서 성경에서도 주 독자가 유대인이냐, 유대인이 아니냐에 따라서 시간대를 다르게 표현합니다. 공관복음의 경우, 유대식 시간대를 사용해서 해가 지는 저녁 6시를 기준으로, 3시는 저녁 9시나 오전 9시, 6시는 자정이나 정오, 12시는 아침 6시나 저녁 6시를 말합니다. 요한복음의 경우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자정을 기준으로 한 로마식 시간대를 사용한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2. ~의 아들

 지난 4화에서 요셉 벤 야곱이라는 말을 보고, 이게 뭔가 싶은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표현이 바로 히브리식으로 유대인의 이름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대인에게는 성이 없기 때문에 누구의 아들 누구라거나, 어디의 누구라는 식으로 그 사람을 부르게 됩니다. 

 베드로의 경우, 성경에 요한의 아들 시몬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것은 어떤 문학적인 수사가 아니라 단순히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것입니다. 히브리어로 하면 시몬 벤 요한이 그의 이름인 것입니다. 이것을 아람어로 하면 이름 앞에 바(르)가 붙게 되는데, 바요나 시몬이라는 말과 바돌로매, 바디매오와 같은 명칭들도 모두 ‘~의 아들’이라는 말입니다. 즉, 바요나는 요나(요한)의 아들, 바돌로매는 돌로매(톨레미오)의 아들, 바디매오는 디매오의 아들이라는 말인 것입니다.

 구약에서도 누구의 아들 누구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 똑같이 그냥 그 사람의 이름을 쓴 것입니다. 이때 벤이나 바(르) 뒤에 붙는 이름은 아버지의 이름인 경우도 있고, 가문의 이름인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예수님 당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벤허의 주인공 유다 벤허는 허(HUR)의 아들 유다라는 이름으로 나오는데, 이 ‘HUR’가 가문의 이름으로 쓰인 것입니다.

 이름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은 어떤 마을이나 도시 출신의 누구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나사렛 예수, 구레네 시몬, 막달라 마리아 같은 경우는 ‘지역+이름 형태’로 그 사람을 구분하여 표현한 것입니다. 이 역시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 굉장히 일반적인 표현 방식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수사 없이 그냥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Post a Comment

Next Post Previous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