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이야기 (사건의 진행 순서, 광야의 시험) * 중요

저자의 글

1. 사건의 진행 순서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이후, 광야로 시험을 받으러 나가시지 않는 것 때문에 의아한 분들이 있으실 것입니다. 저 역시 그렇게 쓰고 싶었지만, 이 소설의 진행 원칙이 있기 때문에 일단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사복음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반드시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거의 비슷한 사건에서 전개 내용이 조금씩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모든 내용이 정경이라 인정을 받는 것은 그런 부분들이 있다고 할지라도, 예수님의 가르침과 그 사건들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본질은 여전히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사복음서를 합쳐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이 소설에서도 사건들 사이에 배열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나름의 원칙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1) 사복음서의 내용을 시간 순서에 따른 것으로 가정하여 이야기를 진행한다.

 2) 사복음서의 내용을 통합하여 사건을 진행하되, 모든 성경의 내용에 최대한 부합되도록 설정한다.

 3) 동일한 사건에 대해 조금씩 다른 진행 과정이 적혀있는 경우, 모든 내용이 다 포함되도록 내용을 구성한다.

 이런 이유로 예수님의 광야 시험 사건은 조금 뒤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신 다음 날 안드레, 요한, 베드로와 만나고, 그다음 날 빌립, 나다나엘(바돌로매)과 만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마가복음에는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후 ‘곧’ 성령이 광야로 내보내셨다고 되어 있는데, ‘다음 날’과 ‘곧’의 의미 차이가 이 소설에서의 사건 진행 순서를 판가름하게 되었습니다.


2. 광야의 시험

 예수님께서 물세례를 받으신 후 광야에서 보내신 40일간의 시험(마 4:1-11, 막 1:12-13, 눅 4:1-13)은 전통적으로 세례 직후 곧바로 시작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요한복음 1장 35절에 나오는 “이튿날”(τῇ ἐπαύριον)은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시험을 마치고 요단강으로 돌아오신 다음 날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견해입니다. 이 경우, 예수님의 세례 이후 광야의 40일 시험이 먼저 있고, 그 후 요한복음에서의 첫 만남과 가나의 혼인 잔치가 이어집니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성경의 사건들이 시간 순서대로 진행된다고 가정하여, 예수님께서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직후 “이튿날”(요 1:35) 베드로, 안드레, 요한과 첫 만남을 가지시고, 그 다음 이튿날(요 1:43) 빌립과 나다나엘을 만나 함께 갈릴리 가나로 이동하신 뒤, 사흘째 되는 날 가나에서 혼인 잔치가 열리는 것으로 전개됩니다.

 예수님 입장에서는 아직 광야의 시험을 통과하지 않으신 상태이므로,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요 2:4)라는 말씀을 하신 것으로 설정하였습니다.

 또한, 광야에서 예수님을 시험하는 사탄은 예수님께서 가나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신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 돌들로 떡이 되게 하라”(마 4:3, 눅 4:3)고 유혹하며, “네가 이미 그런 기적을 행하지 않았느냐? 이것도 할 수 있지 않느냐?”라는 의미로 질문하는 장면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이러한 전개는 전통적인 해석과는 차이가 있으니, 소설 속 설정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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