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이야기 (미크바, 가야바)

저자의 글

1. 미크바

 미크바는 유대교에서 정결 의식을 위해 사용하는 욕탕입니다. 미크바에는 자연수를 담아서 사용하는데, 이 미크바는 유대인 공동체가 있는 지역에 공통적으로 존재했고, 지금까지도 사용될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정결은 종교적인 의미의 정결을 말하는데, 유대인들은 온몸을 물에 잠그고 나면 부정한 것들에서 벗어나 정결해진다고 여겼습니다. 이방인이 유대교로 개종하는 경우나, 부정한 것을 접한 사람들이 성전에 들어갈 때, 혹은 예루살렘 성에 들어갈 때, 반드시 미크바에 온몸을 담그고 정결해진 상태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신약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온몸, 손, 발 등을 씻는 행동이 나오는데, 이 또한 미크바와 비슷하게 정결을 목적으로 하는 행동이라 볼 수 있습니다. 세례 요한이 물로 세례를 줄 때에도 온몸을 물에 잠그도록 하는데, 이것 또한 그만의 특별한 방법이 아니라, 유대교적 전통 안에서 그들 모두가 이해하는 상식 안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2. 가야바

 가야바는 그의 장인인 안나스의 사위로 불리기 때문에 정작 본인은 그렇게 좋은 가문 출신이 아니라 여겨지고 있습니다. 가야바의 이런 상황과 나름 순수한 신앙을 가졌던 사람이 세상의 욕심에 눈이 멀어 악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오늘과 같은 설정을 했는데, 이는 모두 소설을 위한 상상력이었을 뿐입니다.

 다만 알렉산드리아 출신 대제사장 시몬이 헤롯왕의 장인이라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고, 그가 딸로 인해 대제사장이 된 것과 사가랴가 성전에서 천사를 만날 때의 대제사장이 이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를 보며 사가랴가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을 가야바를 등장시켜서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오늘 등장한 대제사장 시몬의 딸, 미리암네 2세가 헤롯왕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헤롯 빌립 1세인데, 그와 헤로디아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 세례 요한을 죽게 만든 살로메입니다. 이래저래 사가랴와 관련이 깊은 집안임은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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