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방의 박사들과 베들레헴의 별

저자의 글

 동방의 박사(점성가)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자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대의 동쪽인 나바테아 왕국이나, 더 멀리 메소포타미아 지역 혹은 그 이상일 수도 있지만, 동쪽 어딘가에서 왔다는 것만 성경을 통해 확인됩니다. 다만 헤롯왕과 사람들이 그들의 말을 듣고 소동할 정도의 위상을 지녔고, 유대의 정보를 빠르게 알지 못하면서도, 유대의 정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던 나라 출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찾아가는 입장에서도, 가만히 불러 질문하는 입장에서도 타당하다고 생각하여, 본문에서는 파르티아 제국 출신이라고 설정을 해보았습니다. 또한 이들이 세 명이라는 것 역시 세 개의 선물로 유추된 것이지, 실제로는 몇 명인지 알 수 없는데, 저는 일단 세 명이라 가정하고 이야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이런 그들이 찾아가는 베들레헴의 별의 정체 역시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성경에서는 그것에 대해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여기거나 혹은 당시 사람들이 그의 별, 즉, ‘왕의 별’이라는 글을 보면 바로 상상이 되는 그런 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으로선 어느 쪽이 맞는지 알 수 없지만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는 있습니다. 그것은 역사 기록을 살펴보는 것과 당시의 별자리를 재구성해 보는 것입니다. 


 1. 혜성

 첫 번째 가능성은 혜성입니다. 혜성은 태양계 내부에서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도는 주기 혜성과, 한 번 나타났다가 이후에는 다시 볼 수 없는 비주기 혜성이 있습니다. 또한 주기 혜성에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다시 볼 수 있는 단주기 혜성과 200년 이상의 주기를 가진 장주기 혜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혜성들은 역사 기록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는데, 널리 알려진 핼리 혜성의 경우 기원전 12년에 지구 근처를 지나갔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탄생과 시간적 차이가 상당하기에 이 혜성을 베들레헴의 별 후보에 넣기는 어렵지만, 이 외에도 수많은 혜성이 있으므로 베들레헴의 별이 혜성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태양계에는 장주기, 단주기, 비주기 혜성들이 많이 존재하고, 슈메이커-레비 혜성처럼 행성과 충돌하여 사라져 버린 혜성도 있고, 태양과 충돌하여 사라지는 경우도 있으며, 또 모든 혜성이 기록된 것은 아니기에 현재의 자료로는 베들레헴의 별이 혜성이다 아니다 확정하여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중국 전한서의 기록을 보면, 기원전 5년인 건평 2년 음력 2월에 객성 하나가 염소자리 근처에서 나타나 70일 이상 보였다고 되어 있습니다. 객성은 꼬리가 생기기 전의 혜성을 의미하기도 하고, 신성이나 초신성을 의미하기도 하기에 이 별이 혜성인지, 신성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2. 신성, 초신성

 신성이나 초신성은 우주에서 별(항성)이 폭발할 때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신성이나 초신성은 수 시간에서 길게는 수 주간에 걸쳐 밝게 빛나다가 다시 어두워지는데, 한국의 삼국사기 기록을 보면, 신성으로 추정되는 별이 나옵니다. 기원전 4년인, 혁거세왕 54년 음력 2월 이유 일에 견우성 근처에 털이 많은 별 하나가 나타났다고 되어 있는데, 이 별이 신성이나 초신성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다만 고대로부터 견우성은 염소자리의 β성 다비흐나 α성 알게디 혹은 독수리자리의 α성 알타이르 모두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만약 이 기록이 염소자리의 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면, 전한서의 기록과 동일한 것으로 볼 수도 있기에 위에서 말한 객성이 이 신성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1년의 차이가 있지만, 고대 기록에서 1년 정도는 충분히 오차 범위 내의 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위의 두 가지 기록을 하나로 이어 염소자리에 나타난 신성으로 가정하여 내용을 진행했습니다.


 3. 행성의 합

 16세기~17세기에 살았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는 기원전 7년 5월 29일, 9월 29일, 12월 4일에 물고기자리에서 목성과 토성이 세 번에 걸쳐 합을 이룬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후 기원전 6년 2월에도 물고기자리에서 목성과 토성, 화성이 근거리에서 만나게 되는데, 본문에서는 이들 행성의 합을 베들레헴의 별로 가정하여 내용을 진행했습니다.


 이 외에도 기원전에 기록된 몇 가지 천문 현상이 더 있지만, 여기에서는 기원전 4년 이전 내용만 설명했습니다. 왜 이렇게 했는지는 다음번에 자세히 이야기하겠습니다.

 또한 이번 회에서는 점성학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당시 동방의 박사들이 어떻게 그리스도의 탄생을 유추할 수 있었는지를 생각하며 풀어간 문제이기에 이렇게 진행한 것이었습니다. 점성학적 해석에는 제가 설명한 내용과 다르게 접근하는 방법도 있지만, 일단 저는 고난 받는 그리스도라는 의미 부여를 위해 왕의 별인 목성과 흉한 의미의 별인 토성이 만난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점성학이라는 방식으로 이야기했지만, 이에 대해 너무 깊은 의미 부여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런 내용 전개에 거부감을 가지실 수도 있겠지만, 이 글에서처럼 점성학을 통해 하나님이 예수님의 탄생을 알려주셨다 할지라도, 이것은 하나님께서 그 시대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뜻을 보여주신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엔 점성학이었지만, 지금은 과학과 같은 다른 방식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는 분이 하나님이시니까요. 하나님은 지금도 살아서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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